[언론보도]“어둠 속에서 피어난 꽃”…역경 딛고 희망 전한 수용자 자녀들

2024-04-15
  • 출처 : 아이굿뉴스 ( http://www.igoodnews.net/ ) 
  • 최종 배포 일시 : 2024.4.11.
  • 김수연 기자  

아동복지실천회 세움, ‘화양연화 : 어둠 속에서 피어나다’ 전시회
오는 18일까지 극동갤러리서…‘수용자 자녀’ 청년작가 10인 참여
역경 딛고 일어선 수용자 자녀들 작품 30여점 “희망을 노래하다”


화양연화(花樣年華).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절을 뜻하는 말이다. 한때는 세상을 등지고 싶었을 만큼 힘들었던 역경을 딛고, 이제 “삶에서 가장 찬란한 순간을 맞았다”고 외치는 10명의 청년작가들이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수용자 자녀’로서 외로운 성장기를 보냈다는 것이다.

아동복지실천회 ‘세움’(대표:이경림)은 지난 8일부터 2주간 서울 상수동 극동갤러리에서 ‘화양연화 : 어둠 속에서 피아나다’를 주제로, 수용자 자녀 당사자 10인이 작가로 데뷔하는 ‘작품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평생 수용자 자녀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면서 느낀 편견과 외로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통을 극복하고 ‘희망’을 이야기하는 청년작가들의 작품은 전시 오픈 1주만에 무려 700여명의 관람객을 동원하며 묵직한 울림과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11일 그 현장을 기자가 직접 찾았다.

당당하게 살아갈 권리


‘세움’은 돌봄의 사각지대에 내몰려 제2의 피해자로 살아가는 수용자 자녀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품고 따뜻한 도움의 손을 내미는 단체다. 2015년 ‘수용자 자녀가 당당하게 사는 세상’을 외치며 설립돼 월 평균 120명의 아이들을 경제적·정서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세움의 이름 역시 성경 말씀처럼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상처받고 아파하는 수용자 자녀들을 안아 세우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특별히 수용자 자녀들의 ‘인권옹호’ 및 ‘인식개선’을 목적으로 열린 이번 전시는 그동안 세움의 지원을 입은 청년들로 구성된 ‘청년당사자자문단’ 3기 소속 10명이 처음부터 끝까지 손수 기획했다. 청년당사자자문단은 부모의 수감이란 위기 환경을 세움과 함께 건강하게 극복하고 성장한 20대 청년 당사자들의 모임이다.

2023년 3월부터 함께 활동해온 이들은 이번 전시에서 최근 3개월간 집중적으로 준비한 다채로운 형태의 작품 30여점을 선보이며, 수용자 자녀들에 대한 ‘관심’을 환기했다.



절망 아닌 희망 담다
“꽃샘추위 알지? 꽃이 피기 직전엔, 꼭 추위가 찾아오는 거. 너의 열일곱에는 잠시 추위가 찾아온 것뿐이야. 개화하기 위해 꼭 필요한, 잠깐의 웅크림인 거야. 그러니 있는 그래도 너를 피워내 줘. 넌 한순간도 꽃이 아닌 적이 없으니.” - 이수빈·김민수·김세현·손고은 청년작가의 작품 <미래의 내가 과거의 나에게> 中 -

전시회에 걸린 30여개의 작품에는 ‘수용자 자녀’로서 경험했던 아픔과 슬픔이 고스란히 녹아있었다. 매서운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 쓸쓸히 내리는 비, 현관에서 사라져버린 아빠의 신발 등 작품 하나하나에는 수용자 자녀만이 견뎌야 했던 힘든 마음과 사연이 고스란이 담겨있다.

특히 눈에 띈 작품은 강혜인·박다연·손고은·김현수 등 네 명의 작가가 협업한 작품 ‘two-face’였다. 80호의 대형 캔버스에는 꽃으로 표현된 얼굴을 가진 한 소년이 그려져있다. 그러나 캔버스 속 소녀의 교복을 들추자, 온갖 ‘공포’와 ‘두려움’에 휩싸여 움츠린 소년의 내면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남모를 아픔을 숨긴채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수용자 자녀들, 외면과 내면의 모습이 다를 수밖에 없는 이들의 처지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모든 작품이 슬픔만을 가리키진 않는다. 오히려 시련을 통해 더욱 단단해진 청년들의 성숙함과 더불어 넘어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특히 청년작가들이 직접 만들어 부른 곡 ‘나의 별빛’과 ‘Lonely’도 들을 수 있었는데, 이는 ‘절망적인 상황일지라도 희망을 잃지 않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 우리 모두는 빛나는 존재’라는 내용의 가사를 담아 감동을 전했다.



“당당한 앞날 응원”
전시장 입구에는 다섯 작가의 어린시절 사진을 엮어 만든 작품 ‘Film: equals sign’도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대형 보드판에는 갓난아이부터 청소년기까지, 청년작가 10명의 어린 시절 사진들이 전시됐다. 그리고 보드판 위로는 어느덧 성인이 된 작가들의 현재 사진이 걸려있다.

세움 유장미 간사는 “이번 전시에서 작가들은 얼굴과 실명을 모두 공개했다. 더 이상 타인의 따가운 눈총을 피해 숨어지내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자신들의 존재를 당당히 드러내보이는 의미 있는 행보를 상징한다”며 “아직도 누군가의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지만 숨어 지내는 수용자 자녀들이 용기를 얻고 세상에 나오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청년작가 미니 씨는 “포기하지 않고, 이겨낸 덕분에 이 자리에서 인사드릴 수 있게 됐다”며 “모든 분들게 용기와 힘, 그리고 희망을 전해주고 싶은 제 진심을 작품에 꾹꾹 눌러 담았다. 제 작품을 보는 사람들도 어디에서든 항상 반짝반짝 빛나는 삶을 살기를 응원하는 마음이 작품을 통해 잘 전달되면 좋겠다”고 했다.

또 다른 관람객은 “이번 전시로 평소에 생각지도 못했던 수용자 자녀들의 삶에 관심을 갖고 살펴보게 됐다”며 “세상 밖으로 당당하게 나온 청년들을 가슴 깊이 응원하겠다”고 메시지를 전해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세움이 진행하는 이번 전시는 오는 18일까지 일요일을 제외한 날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린다. 세움은 전시장에서 수용자 자녀에 대한 유엔아동권리협약 이행을 촉구하는 서명 운동도 함께 전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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